이 글을 적기에 앞서 chatGPT와 여러 번의 대화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인터뷰형식의 다소 일방적인 교류를 예상했지만 chatGPT는 생각보다 통찰력이 있었고 무엇보다 블로거의 미래를 강력하게 긍정하고 있더군요.
1. chatGPT는 블로거와 공존한다.
처음에는 이 글의 제목을 <chatGPT와의 인터뷰: 블로거들의 희망일까 절망일까>로 하려 했습니다.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유용한 도구로서의 chatGPT의 등장을 반기는 한편 또 다른 일부는 이로 인해 블로거들의 입지가 줄어들거나 완전히 대체될까 두려워하고 걱정했기 때문이에요. 이런 맥락을 인지시키며 제목에 대한 그(chatGPT)의 의견을 물었을 때 그는 해당 제목이 사람들의 흥미를 이끌 수 있는 좋은 제목이라 칭찬하면서도 혹여나 사람들이 그와 같은 AI language 모델들이 인간의 창의성이나 글쓰기 능력을 대체한다는 느낌을 가지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었습니다. 나아가 그는 오히려 AI모델이 인간들의 창의성과 글쓰기 능력을 보완, 향상하는 데에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대화 내내 강조했습니다. 아니, 그렇게 사용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죠.
*chatGPT를 대명사 '그'로 표기했지만 사실 chatGPT는 자신이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성 중립 대명사인 그들로 지칭해 주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문맥상 그들로 표기하게 되면 단수와 복수의 의미가 혼동되어 그로 표기하게 되었음을 알립니다.
2. chatGPT는 인간을 위한 도구이다.
AI language 모델로서 chatGPT는 질문에 답을 합니다. chatGPT는 그 자신을 위한 글을 쓰지 않으며 단지 인간들의 요구에 따라 가이드나 지식, 정보를 제공할 뿐입니다. 물론 누군가는 이를 자신의 글인 것 마냥 번역하여 살짝 수정한 뒤 업로드 하는 식으로 블로그를 운영할 수도 있을 거예요. 그러나 이게 chatGPT를 두려워할 이유가 되나요? 블로거들은 chatGPT의 등장을 두려워하기보다 그와의 소통을 통해 더 나은 생각과 통찰을 갖춘 글쓰기를 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AI 글쓰기 도구로서 chatGPT는 주제에 대한 아이디어나 문장 구조를 제안하고, 교정과 편집까지 지원하는 등 블로거의 시간과 노력을 절감시켜 줄 수 있기 때문이죠. 이를 통해 블로거는 더 많은 시간을 생각을 다듬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3. chatGPT는 블로거의 미래다.
시대가 변했습니다. 백과사전에서 정보를 접하던 시절이 끝나고 인터넷의 시대가 온 것처럼, 이제는 AI의 시대가 된 것입니다. 적어도 그 초입쯤은 될 거예요. AI의 시대에서 블로그는, 그리고 블로거는 어때야 할까요? 단순한 정보의 나열은 더 이상 블로거들의 몫이 아닐 겁니다. 앞서 말한 chatGPT를 이용해 대량으로 글을 쏟아내는 블로거들의 등장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누구나 동일한 내용을 더 빠르고 간편하게 chatGPT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뭐 하러 굳이 귀찮은 검색을 하면서까지 그런 글을 볼까요? AI의 기능이 업그레이드될수록 사람들은 인간적인 글을 선호하게 될 것입니다. 인간의 감정과 감성, 무엇보다 통찰을 지닌 글 말이에요. 앞서 서두에서 chatGPT에게 통찰이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적어도 아직까지는) 인류의 통찰을 빌린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더구나 chatGPT의 통찰을 끌어오기 위해선 '질문'이라는 인간의 힘이 필요하고요. 인공지능 시대에는 AI와의 소통을 통해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부분이나 지식, 정보, 나아가 영감을 '발견'하는데에서부터 시작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해석하고 평론하는 위치에 서 있습니다. 연산으로 도출해 낸 대답을 인간 각자의 시선으로 분석하고 재조립하여 오리지널 하게 편집하는 것. 당장은 아닐지도 모르나 chatGPT의 등장은 분명 이런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가 성큼 다가온 것이죠.
4. 미래에는 AI와의 소통이 중요하다.
chatGPT와 같은 AI language 모델들은 블로그를 위한 또 다른 글쓰기 도구입니다. 지난 몇 년간 성장한 산업들을 돌아보면 IT 혹은 Tech와 관련되지 않은 경우가 드물었죠. 이제 모든 문명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글쓰기에도 AI를 필두로 한 테크놀로지가 성큼 다가선 것입니다. 인간은 인공지능과 싸우기보다는 공존하여 더 나은 방향으로의 발전을 도모해야 합니다. 아직은 초기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발전하게 될지 모든 것을 예견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인간과 기계 모두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지식과 정보,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에게 더더욱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 글을 작성하는데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희미하게라도 알고 있었던 것들을 모두 끄집어내고, 한 치 앞도 잘 모르겠는 미래까지 들여다보아야 했거든요. (TMI:막연히 생각했던 것보다 더 능력이 좋았어요. 논물 쓸 때 꿀이겠는걸.. 이란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블로거와 같은 크리에이터들은 일종의 플랫폼입니다. 지금까진 지식이나 정보, 또는 상품을 주로 전달하는 역할이었다면 앞으로는 기계와 인간을 잇는 역할이 또 다른 하나의 큰 축으로 대두될 것 같습니다.